현대복식의 정석
현대복식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근대장례와 현대장례의 역사와 배경을 알아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34년 의례준칙 제정 이전을 '전통장례'라 한다.
1. '근대장례'의 현대복식(1934년~1973년)
우리나라의 관혼상제 의례에 ‘의례준칙(1934년 조선총독부령)’은 일본놈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법이다. 일제강점기로 인해 우리민족의 전통문화의 맥이 끊어지고 말살되어 초토화되었다.
일제에 의해 강압적으로 고유문화가 변질되어왔더라도 타국에 의하던 자국에 의하던 모든 문화는 세월이 지나면 전통문화가 된다.
그나마도 일제의 지배와 탄압에 대해 억지긍정을 말하자면, 뿌리 깊은 조선의 유교문화를 일제가 뒤흔들었기에 지금의 선진국가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의례준칙 내용을 살펴보면, 상복으로 기모노복이나 한복에는 나비형 상장을 왼쪽 가슴에 패용, 양복에는 왼쪽 팔에 완장을 착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완장은 상복은 아니었다. 일제는 우리의 전통상복을 없애기 위해서 완장착용을 착안했던 것이다.
완장은 조문을 받기 위해 복인이 누구인지 표시하기 위해 착용하고 장례가 끝나는 통상 3일차에 완장을 탈장하게 된다. 그러나 삼우탈상이나 49일재 탈상까지 완장을 착용하지는 않는다. 완장이 상복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황숭배가 왕성했던 당시의 상황에서 완장이 시사하는 바가 클 수밖에 없었다.
완장에 대해 살펴보면
①완장을 착용해야 자신이 친일파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②의례준칙에서 왼쪽 팔에 완장을 착용토록 한 것은 대부분 사람이 오른손잡이기 때문이다. 마치 시계를 왼쪽 손목에 차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모친상이라고 우측 팔에 착용케 한다면 유가족을 군댓말로 '고문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완장을 착용하기 시작한 조선총독부의 '의례준칙 제8조 제2항 다호'에는 좌측 팔에 착용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③완장은 고인의 성별에 따라 다르게 착용하는 것이 아닌 복인(유족)이 누구인지 표시하기 위해 좌측 팔에 착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00대 강사 한 분이 의례준칙(조선총독부령)에 대해 한 번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상황에서 어디서 '남좌여우'라는 것을 들은 바 있어 그 기억으로 자신의 생각을 인용하여 황당한 강의를 한것 같다.
그 강사가 과연 '남좌여우'가 뭔지는 제대로 알고 있었을까?
학자로써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강사가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지식이라도 되는 양, 끼워맞추기식으로 강의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결과물에는 원인과 과정이 존재하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결국, 그럴싸하게 끼워맞춘 엉터리 강의로 잘못된 착용법이 떠돌아다니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
④기독교나 천주교의 입장에서 완장 착용은 우상을 섬기는 것이다.
성경(성서)의 10계명에서 첫째 계명에는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하였는데 완장을 착용한다는 것은 천황숭배에 참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결국 몰라서 범죄를 행한 것이다.
⑤완장은 우리나라 문화 말살 정책으로 사용되었고, 학대와 핍박의 잔재였으며, 천황을 숭배토록 했다. 완장은 침략과 학살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일제의 잔재물이다.
따라서 완장 착용은 근절되어야 하고 복인리본 착용 정착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란다.
2. '현대장례'의 현대복식(1973년~현재)
'의례준칙' 이후 1969년 1월에 '가정의례준칙'이 제정되었고 1973년 5월에 시행령이 공포되었다.
허례허식을 없애고 그 의식 절차를 합리화함으로 낭비를 억제하고 건전한 사회기풍을 진작하기 위한 법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굴건제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화환도 한 상가당 10개 이상을 두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몰카족에 의해 문제가 되었다.
내 부모가 돌아가셔서 굴건제복을 입겠다는데..., 조문객에게 주류 및 음식물을 접대했을 뿐인데, 불법으로 벌금을 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결국 1999년 2월에 폐지 되었고 '건전가정의례준칙'이 제정되고 시행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1974년 8월 육영수여사 장례에 복인리본과 상장착용을 공식적으로 착용하기 시작하였으나 당시만하여도 현대복식의 장례는 흔한 일은 아니었다.
2010년 초반에 접어들면서 국내 장례의 절반 이상이 현대복식이 되었고 2015년 즈음에 전통복식이 거의 사라졌다.
1990년 후반에 접어들면서 상조회사가 늘어났고 대학에서 장례학과가 개설되었다. 그 영향으로 2000년 후반부터 장례지도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장례업 종사자들이 제대로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으며 대부분 어깨너머로 소경이 소경을 가르치는 격이었다.
장례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보니 불필요한 상황극이 와전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유족의 질문에 답하기 어렵거나 잘 모르면 '원래'라는 말로 해결하다 보니 사회 일반인들은 '장례는 일반적인 상식과 많이 다르다'라고 표현한다.
예로, 장례지도사가 예절교육을 받지 않고서 유족들에게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장례지도사가 안내하는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완전 꺼꾸로 알려주는 엉터리 설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장례라서 다른가?'라고 생각하면서 평생에 서너번 치르는 장례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간다. 시끄러운게 싫은 까닭이다.
이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대학교의 장례학과 강사들도 대부분 전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자다운 학자는 보기 힘들었다.
만약, 여러분에게 상복이 뭔가요? 상복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상복을 왜 입나요? 라고 묻는다면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장례지도사는 얼마나 있을까요?
이 시대 많은 장례 종사자들은 양복이나 한복이 상복이라도 되는 것으로 착각하거나 아예 상복이 뭔지를 전혀 감 잡지 못하고 있다.
상복을 왜 입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상복이 실종되어 버렸다.
전통복식에서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반 상복’을 하였다. 이는 ‘남좌여우’로 좌측 팔을 빼고 여미면 부친상, 우측 팔을 빼고 여미면 모친상으로 구분되었음이요
①경황이 없어 옷조차 제대로 입지 못했다는 ‘효’를 강조하였고
②아직 고인이 염(옷입히는 절차)을 하지 않았기에 자식으로써 먼저 옷을 입을 수 없는 ‘예’를 강조하였으며
③입관이 끝나야 비로소 고인이 돌아가심으로 고인께서 옷(수의)을 입었기에 이때에 복을 제대로 갖춤으로 ‘충’을 강조하여 비로소 정식 상가가 되는 것이다.
현대복식에서는 백일 상장이 상복의 축소판이다.
이는 전통에서 거친옷을 상징하는 삼베옷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렇다면 입관 전과 후의 차이를 살펴보겠다.
3. 현대복식에서의 입관 前과 입관 後의 차이점
(1)입관 前
①'완장' 대신 '복인리본'은 상례복을 입을 때 동시에 착용한다.
☞'완장'이나 '복인리본'은 복인임을 표시하는 것으로 상복이 아닌 예복이다. 부득이 입관 전이라도 조문객을 받기 위해 복인 표시로 예복을 갖추었다.
②남성의 상례복은 검정색상의 양복(넥타이, Y셔츠 포함), 여성의 상례복은 검정색상의 개량한복이 일반적이다.
③곡을 하지 않으며 묶었던 머리를 푼다. 머리핀도 상복의 축소판인 상장에 해당되므로 입관 전에 머리카락에 꽂게 되면 콩가루 집안이 되는 것이다. 단연, 입관 후에 꽂아야 한다.
④조문을 받되 집안 친지 中 계속 상가에 머물러 있다면 기다렸다가 입관이 끝나고 성복 후 조문토록 한다.
⑤정식 상가가 아닌 이유는? 고인을 입관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아직까지 고인의 영혼이 영좌에 임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단계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좌에 절을 하지 않았으며 조문도 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러나 짧은 3일장으로 미리 조문 오신 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부득이 조문을 받는 것이다.
※전통에서는 3일차에 대렴이 끝나고 당일에 차마 성복을 할 수 없어서 익일 이른아침(4일차)에 우물가에서 몸을 정갈하게 한 후에 상복을 입는 성복을 하였다.
그렇다면 복인리본은 어떤 역할을 하며 완장과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겠다.
①복인리본과 완장은 동일하게 복인이 누구인지 표시하는 것이다. 완장의 두 줄은 아들, 맏사위, 장손이 착용하고 한 줄은 그 외의 사위와 손자, 백관들이 착용한다.
그러나 복인리본은 좀 더 구체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상주, 주부, 상제, 근조(복인이 아닌자 착용)로 나누어져 있다.
②장례에서 사용하는 복인리본은 아랫쪽이 V(브이)자가 아닌 일자로 되어 있어야 한다. 통상, 잔치나 축제 등의 리본은 V(브이)자로 되어 있다.
③꽃모양 중앙에 '喪(상)'자가 들어간다. 이는 문헌상 표기 방법 중에서 그나마 가장 타당한 표기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哀悼(애도)'라고 표기하는 것은 제 3자가 사용하는 것으로 표기 방법이 바르지 않다.
④어떤 종교의 장례라도 착용 가능하며 완장보다 기품이 있고 보기에도 깔끔하다.
⑤복인리본은 육영수여사 장례 때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
(2)입관 後
망자가 옷(수의)를 입었기에 비로소 복인들도 상복을 입을 수 있다.
①喪章(상장)은 상복의 축소판으로 '상복'을 갖춤과 같다.
喪章(상장, 가슴에 다는 삼베와 머리카락에 꽂는 머리핀)은 상복의 축소판이며 전통으로 부터 유일하게 우리의 맥을 이어오고 있으므로 반드시 착용토록 하여 우리의 문화와 얼과 혼을 되새기길 바란다.
②남녀 모두 왼쪽 심장 부분에 삼베로 된 喪章을 착용한다. 심장은 생명을 뜻하여 '생명을 전수케 해 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전통에서 눈물 주머니에서 유래되었다. 위치는 복인리본 위에 달면 된다.
③여자 복인의 머리카락에 흰색 또는 삼베로된 핀을 꽂기도 하나 이는 性(성)차별적인지라 꼭 머리카락에 꽂을 필요는 없다. 여자 복인들도 가슴에 나비형 리본을 꽂으면 된다.
☞전통에서 머리에서 얼굴로 씌우는 하얀천이나 삼베천을 '개두'라 하는데 이것을 씌우는 것은 '죄인이니 하늘을 쳐다보지도 말고 눈물도 보이지도 말라'는 뜻이며 며느리들의 눈물은 기쁨의 눈물인지, 슬픔의 눈물인지 알수 없는 눈물이라 하여 개두를 더 깊게 내렸다. 그 개두 위의 새끼줄로 된 '수질'을 채우는데 그 매듭 부분에 따라 부친상, 모친상으로 구분하였다. 즉, '남좌여우'라 하여 부친상은 왼쪽, 모친상에는 오른쪽에 '머리핀 喪章'을 꽂는다.
(나비형 상장은 왼쪽 심장부위 고정임)
※상장은 장일에 탈복을 하였더라도 탈상 기간동안 평시복에 상장을 달고 다녀야 한다. 그것은 '상복의 축소판'인 상복이기 때문이다. 상장을 탈상까지 달고 다녀야 하는 이유는? '지금은 상중이니 나를 건드리지 말고 엄숙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뜻이 담겨있다. 이때 상중에 있는 복인들이 가게를 해도 물건을 팔아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상중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④입관을 하고 성복을 갖춘 후에 비로소 곡도 하고 풀었던 머리카락도 단정하게 묶고 정상적인 조문도 받기 시작한다.
⑤상장은 통상 3일장 뿐만 아니라 삼우, 49일재 '탈상'까지 패용하는 것이 옳다. 상장은 상복과 같기 때문이다.
4. 복인들이 삼베옷을 입게 된 유래
공자(기원전 5세기경) 때, 예기의 상복편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마의태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라의 마지막왕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했으나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 그의 아들 마의태자는 삼베를 입고 개골산(지금의 금강산)으로 들어가 생활을 했다.
이후로 삼베옷을 입고 상을 치르며 참회하는 풍습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의태자는 나라를 잃었으니 부모의 죽음과 같다고 하여 자신을 죄인이라 생각하여 삼베옷을 입었다.
옛 사람들은 자식이 제대로 효와 예 그리고 충을 행하지 못하여 부모가 죽은 것으로 여겨 부모의 상을 당하면 자신을 불효한 죄인이라 생각하고 삼베 옷을 입고 반성하였다고 한다.
상장은 삼베옷의 축소판이며 유일하게 전통으로부터 이어져온 문화이며 상중의 주의와 경건함을 알리는 표시로서 반드시 착용하여 ‘효와 예, 그리고 충’사상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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